김천시는 5분거리에 좋은 산과 물이 있고 공원이 즐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마다 공원 조성을 위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 전시행정의 표본이 될까 걱정스럽다.
△ 황산의 정상부를 깎아서 시행하는 ‘지좌 평화통일공원 조성 사업’
올해 김천시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중 지좌동 황산의 정상부를 깎아서 시행하는 ‘지좌 평화통일공원 조성 사업’이 큰 논란이 됐다. 황산에 전망대와 짚와이어 등 어드벤처 시설과 어린이 놀이시설을 갖춘 공원을 만들기 위해 예산 258억원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지좌동 황산을 이용하는 시민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옆에 까치산도 있고, 덕곡동매립장의 공원과 체육시설도 이용하는 시민이 많지 않아 걱정인 상황에서 인근에 대규모 공원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뿐만 아니라 올해 착공하는 신음 근린공원건립 사업에도 490억원이 투입된다. 이곳에는 야구장, 축구장 등 각종 체육시설과 공원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런 시설들이 기존의 김천시 체육시설과 중복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동네 공원 하나를 만드는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김천관내 곳곳에 공원을 조성중이다. 대표적으로 괘방령 장원급제길 조성사업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걱정을 한다. 주변이 백두대간이고 전부 나무숲인데 이곳에 5천주 이상의 나무를 식재한다.
△ 괘방령 장원급제길 조성사업
내 돈이라면 도저히 이런 사업을 할 리가 없다. 김천시에 지금까지 조성한 공원과 쉼터의 실태를 파악하면 1년에 100명도 오지 않는 곳도 있다. 어떤 곳은 잡초가 시민을 대신하고 있고, 관리되지 않은 공원은 흉물로 변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김천시의 각종 사업이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동네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열악한 재정환경의 김천시는 이제 예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가 아닌 미래의 김천을 이끌어갈 젊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예산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문제는 김천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변강쇠옹녀 테마공원, 산꼭대기 태권브이, 황금바둑판, 은빛풍어 조형물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건립하고, 주민 반발에 재검토되거나 철거에 들어간 테마공원과 공공조형물의 이름이다.
△ 구미시 옥계동 '해마루 전망대'
인근 구미시 상모동의 새마을 테마공원은 879억원이 투여됬지만 하루 평균 관람객이 174명이다. 건물을 기가막히게 지었는데 정작 그 곳을 채울 내용은 없고, 그냥 시설을 유지하는 데에만 연간 수십억 원의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구미시 옥계동에 위치한 '해마루 전망대'또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어졌다. 당초부터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있었으나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든다고 추진하여 결과적으로는 관리비만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김천시도 이런 애물단지가 곳곳에 있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그럼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 현재는 공원보다 더 이용률이 높은 새로운 휴식문화가 등장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공원사업과 공공사업을 시행할 때는 ‘추진실명제’를 도입해서 실효성이 없을 때는 책임지기 바란다.
<독자 여러분은 지좌동 황산의 정상부를 깎아서 시행하는 ‘지좌 평화통일공원 조성 사업'과 같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서 '추진실명제' 도입을 통해 관련자가 책임지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