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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관광으론 몰랐다” 일주일 살아본 김천

‘7일의 쉼표’ 4개월 만에 131팀 284명 신청 ‘머무는 관광’으로

기사입력 2026-08-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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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은 하루 만에도 할 수 있지만, 한 도시를 제대로 알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천시가 올해 4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체류형 관광사업 ‘7일의 쉼표 in 김천이 외지 관광객들에게 김천을 단순히 둘러보는 곳이 아니라 머물며 경험하는 도시로 알리는 새로운 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고 있다.

 

‘7일의 쉼표 in 김천은 외지인이 김천에서 67일 동안 실제 생활하듯 머물면서 관광지와 지역의 음식·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하는 사업이다. 단체 관광객을 버스로 실어 나르는 기존 관광 방식에서 벗어나 관광객이 지역에 체류하며 스스로 김천의 매력을 발견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반응도 적지 않다. 김천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사업을 시작한 이후 8월 현재까지 모두 131284명이 참가를 신청했으며, 이 가운데 현재까지 2573명이 실제 김천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올해 사업예산은 3천만원이다.



 



모 언론 보도에 따르면 6월 중순까지 1332명이 참여하고 참가자들이 블로그·인스타그램·유튜브 등에 올린 여행 콘텐츠만 184건에 달했다. 이후 실제 참여자가 2573명으로 늘어난 만큼 온라인을 통한 김천 관광 홍보 효과도 계속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풍경보다 오래 남은 김천 사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실제 김천에서 일주일을 보낸 참가자들의 반응이다.

 

참가자들이 개인 블로그 등에 남긴 여행기를 살펴보면 직지사와 김천사계절썰매장 같은 관광지만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역 음식점을 찾아 음식을 맛보고, 수도산 와이너리에서 뱅쇼 만들기를 체험하는 등 김천의 일상 속으로 직접 들어간다.

 

한 참가자는 수도산 와이너리에서 뱅쇼 만들기를 체험한 뒤 차갑게 마시는 뱅쇼의 색다른 매력을 소개했다. 체험을 마치자 와이너리 측에서 직접 만든 뱅쇼를 따로 포장해 주고 텃밭에서 수확한 상추까지 챙겨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가 김천 여행을 마치며 남긴 소감은 더욱 인상적이다.

 

김천의 풍경도 좋지만, 김천 사람들의 따뜻함이 살아보기 여행을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들 것 같다.”

 

관광시설이나 유명 관광지만으로는 만들어내기 어려운 체류형 관광의 장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다른 가족 참가자는 김천사계절썰매장을 찾아 물놀이를 즐긴 경험을 소개하며 아이뿐 아니라 아빠까지 함께 즐길 수 있었던 여행지라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숙소와 음식점, 체험공간 등을 직접 찾아다니며 작성한 여행기에는 관광 안내책자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생활 속 김천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숙박·체험 지원하고, 김천을 알린다



 



지원 방식도 체류형 관광의 취지를 살렸다.

 

참가 대상은 김천시 외 지역 거주자로 SNS를 통한 여행 홍보가 가능한 개인 또는 팀이며, 보호자를 동반한 미성년자도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는 김천지역 정식 숙박업소에 머물면서 관광지와 유료 체험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야 한다.

 

참가자에게는 숙박비와 체험비를 정해진 한도 안에서 실비로 지원한다. 공개된 모집공고 기준 숙박비는 1인당 16만원, 체험비는 1인당 하루 2만원 한도이며 인원에 따라 지원 규모가 달라진다. 최근 모집에서는 1~4명으로 구성된 팀에 최대 128만원까지 지원하도록 했다. 식비와 교통비, 보험료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신 참가자에게는 하나의 역할이 주어진다. 김천에서 보고 먹고 체험한 이야기를 자신의 SNS에 직접 소개하는 것이다.

 

일반 SNS는 원칙적으로 하루 1건 이상의 게시물을 올리고 유료 관광지 또는 체험활동도 일정에 포함하도록 했다. 게시물에는 김천여행이라는 제목과 관련 해시태그를 사용하도록 해 온라인에서 자연스럽게 김천 관광 콘텐츠가 확산되도록 했다.

 

관광객에게 일방적으로 지원금을 주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김천시는 체류비 일부를 지원하고, 참가자는 자신의 경험과 시선으로 김천을 전국에 알리는 구조다.



 



관광객보다 김천을 말하는 사람

 

‘7일의 쉼표 in 김천의 가능성은 참가자 숫자만이 아니라 여행을 마친 뒤 남겨지는 이야기에 있다.

 

관광객이 관광지를 방문해 사진 한 장을 찍고 떠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주일 동안 숙박하고, 지역 음식점을 이용하고, 체험시설을 찾고, 주민들과 만난다. 그 과정에서 쓴 여행경비는 지역에 남고 여행이 끝난 뒤에는 블로그와 SNS에 수많은 김천 이야기가 남는다.

 

특히 개인 여행자의 체험 후기는 행정기관에서 제작하는 관광 홍보물과는 또 다른 힘을 갖는다. “직접 가봤더니 좋았다는 한마디가 때로는 수십 장의 관광 안내책자보다 다음 관광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천만원의 예산으로 시작한 ‘7일의 쉼표 in 김천에 불과 4개월여 만에 131284명이 신청했다는 것은 체류형 관광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284명의 관심, 관광상품으로 이어져야



 



이제 중요한 것은 참가자 숫자를 늘리는 것만이 아니다.

 

실제 참가자들의 여행 동선과 후기를 통해 어떤 장소와 음식, 체험에 만족했는지, 또 어떤 김천 사람과의 만남에서 감동했는지를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다음 관광상품 개발과 연결한다면 사업의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김천에는 직지사와 황악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도산과 청암사, 지역의 체험농장과 와이너리, 음식점과 전통시장,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관광·레저시설까지 곳곳에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자원이 많다.

 

관광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오래 머물렀고, 무엇을 경험했으며, 돌아간 뒤 김천을 어떻게 이야기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7일의 쉼표가 관광객에게는 일상의 쉼표가 되고, 김천에는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를 불러오는 머무는 관광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효정 기자 (g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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