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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은 ‘차례’가 아니라 ‘성과’다

[사설] 梨泉 김윤탁

기사입력 2026-08-1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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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누구를 어디에 쓰고 누구를 승진시키느냐에 따라 조직은 살아 움직이기도 하고 현실에 안주하기도 한다. 김천시가 변하려면 인사부터 달라져야 한다.

 


 

시청 안팎에서는 열심히 일해도 승진이 1~2년 빠를 뿐이고, 조금 늦어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사무관까지는 간다는 말이 나온다. 이런 인식이 굳어진다면 누가 굳이 어렵고 힘든 일을 맡으려 하겠는가.

 

교통·산림·재난·환경·허가·단속·기업유치 등 현장과 민원이 많은 부서는 비상근무가 잦고 책임도 무겁다. 이런 기피·격무부서에서 고생하며 성과를 낸 사람과 상대적으로 편한 자리에서 근무한 사람의 인사상 차이가 크지 않다면 조직은 자연스럽게 편한 곳을 찾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승진을 차례로 받아들이는 문화다. 조금 늦어도 결국 내 차례가 온다는 생각, 임기가 남았는데도 후임 승진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관행이 굳어진다면 열심히 일할 이유도, 경쟁할 이유도 사라진다.

 

승진은 순번대로 나눠 갖는 자리가 아니다. 40대 공무원이 50대 선배보다 능력과 성과가 뛰어나다면 먼저 승진시켜야 한다. 젊은 사람이 일찍 사무관이 돼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면 뒤에 있는 사람의 승진이 늦어질 수도 있다. 그것이 경쟁이고, 그 경쟁이 조직을 움직인다.

 

인사의 원칙은 분명해야 한다. 격무·기피부서에서 시민과 부딪치며 성과를 낸 사람은 연차를 뛰어넘어 발탁될 수 있어야 한다. 업무 능력과 책임감, 협업 자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팀장·과장·국장의 근무평가 역시 중요한 인사자료가 돼야 한다.

 

직렬의 벽도 지나치게 경직돼서는 안 된다. 행정·시설(토목·건축농업 등 각 직렬의 전문성은 존중하되,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능력과 적성에 따른 보직 기회를 넓힐 필요가 있다. 직렬과 연공서열에 사람을 가두기보다 적재적소에 인재를 쓰는 유연한 인사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승진했다고 평가가 끝나서도 안 된다. 기업에서도 간부가 됐다고 자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성과가 부족하면 핵심 보직에서 물러나 다시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공직사회도 승진 이후의 성과와 책임을 계속 평가하고, 검증된 사람에게 더 중요한 일을 맡겨야 한다.

 

정부도 성과와 능력 중심의 인사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도입된 5급 조기승진제 역시 우수한 6급 공무원을 근무연수에만 얽매이지 않고 성과와 역량을 평가해 빠르게 승진시키겠다는 취지다. 김천시도 이러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결국 인사는 한 사람에게 자리를 주는 일이 아니라 조직 전체에 보내는 메시지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먼저 올라가면 조직은 일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편하게 지내도 시간이 지나면 승진한다는 인식이 퍼지면 조직은 편한 길을 찾는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증명하려면 젊다는 이유로 기다리게 하고, 선배라는 이유만으로 먼저 승진시키는 관행부터 깨야 한다. ‘조금 늦어도 결국 승진한다는 인식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승진은 나눠 갖는 몫이 아니다. 성과에 대한 보상이자 더 큰 책임을 맡기는 선택이다. 능력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일한 사람이 인정받으며, 성과를 낸 사람이 먼저 올라가는 인사여야 한다. 그래야 공무원들이 어려운 일을 피하지 않고 스스로 성과를 만들기 위해 움직인다. 공정한 경쟁과 분명한 보상이 살아 있는 인사, 그것이 안주하는 조직문화를 깨고 김천시를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김대중 기자 (korea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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